Movie & Book(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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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엄마가 파란 슬리퍼에 움푹 파인 내 발 등을 들여다보네. 내 발등은 푹 파인 상처 속으로 뼈가 드러나 보이네, 엄마의 얼굴이 슬픔으로 일그러지네 저 얼굴은 내가 죽은 아이를 낳았을 때 장롱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네. 평생을 당신은 늘 아내보다 앞서서 걸었다. 어느 때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길모퉁이를 돌기도 했다. 뒤처져서 아내가 당신을 부르면 당신은 왜 그리 걸음이 늦냐고 타박했다. 그러는 사이 오십 년이 흘렀다. 그렇게 남은 생을 살아갈 줄 알았다. 그런데 한걸음 두 걸음 늦었을 뿐인데 서울역에서 당신이 먼저 탄 지하철이 출발해 버린 뒤로 아내는 여태 당신 곁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 엄마를 부탁해 이 책을 읽고, 걸음속도가 느려졌고, 엄마의 주름을 다시 보게되었다.
2023.04.28 -
삶이 우리보다 많은것을 알고 있는것 같아
삶이 우리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아. 그러니 네 꿈조차도 규정 속에 집어넣고 못질해버려서는 안되는 거야. 네가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꿈꾸는 것과, 그것 외에는 어떤 가능성도 차단하는 것과는 다른 거야. 네가 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것과 그것 외에는 어떤 것도 삶이 아니라는 것은 다른 거지. "꿈이 네 속에 있어야지 네가 그 꿈속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것" 네가 어떤 삶을 살던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 공지영
2023.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