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지금은,

2026. 10. 17. 22:53ㆍ하루에 한단어/2026~

 

매일 힘없이,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온다.

사실 아주 힘든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지치는 걸까.

추위도 유난히 많이 탄다.
한여름에도 호텔 수영장에 들어가지 못할 만큼 오한이 든다.
혹시 공황장애인 걸까.
자율신경계에 문제가 생긴 걸까.

이런저런 생각을 해본다.

회사 일은 내년부터 조금 나아질 것 같다.
다른 지점으로 지원을 나가는 일도 줄어들 것 같고, 지금보다는 조금 편해질 거라고 예상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쉬고 있는 오늘에도 내 생각은 자꾸 퇴사를 향한다.

검도관장을 하든,
사진관을 열든,
작은 안경원을 차리든.

무엇을 하든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가도 요즘의 나는 의욕이 너무 많이 떨어져 있다.
이대로 계속 지내다 보면 언젠가는 하고 싶은 마음마저, 무언가를 시작할 힘마저 모두 사라져버릴 것 같은 두려움이 든다.

그래서 내년 3월에는 엄마의 뇌 수술을 곁에서 돌보며 나도 잠시 숨을 고르려고 한다.

어쩌면 그 시간이 누군가를 돌보는 시간이면서 동시에 나를 다시 돌보는 시간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때까지 잘 버티고, 조금씩 힘을 회복해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무엇을 시작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다만 지금은,
다시 시작할 힘을 잃지 않는 것이
내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