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미드나잇, 그리고 우리 이야기

2025. 6. 4. 17:20하루에 한단어/2025~

 

 

1995년 비포 선라이즈, 2004년 비포 선셋에 이어, 2013년에 개봉한 비포 미드나잇.

드디어 비포 시리즈의 마지막 장을 보았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작품이 다른 영화들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울림을 줬던 터라, 이번에도 꽤 큰 기대를 안고 재생 버튼을 눌렀다. 역시나, 긴 롱테이크로 이어지는 대화의 흐름은 알고 있음에도 빠져들게 만들었다.

무도 자연스럽고, 그래서 더 민낯 같았다.

나도 아내와 긴 여정을 함께 걸어가고 있는 덕분일까.

이 시리즈가 말하고자 하는 사랑의 흐름이, 가깝고도 선명하게 다가왔다.

비포 시리즈는 젊은 날의 불타는 사랑에서 시작해, 함께 나이 들어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단지 뜨거운 감정이 아니라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고, 견디고, 받아들이며 하나의 '삶'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준다.

영화를 보고 나니, 인생이라는 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애쓰기보다는 때로는 그냥 흘려보내고, 받아들이는 것이 균형을 만드는 방법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사랑에 빠질 때 하나가 되려 하지만, 사실 늘 ‘둘’이었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결국 중요한 건
상대방의 ‘사랑’이 아니라,
그 사람이 살아온 삶 전체를 사랑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우린 하나가 아니라 늘 둘이었어. 중요한 건 상대방의 사랑이 아니라, 그 삶 전체에 대한 사랑이야."
– '패트릭' 역, 월터 래샐리

 


이 말이 오래 남는다.
영화 속 대사처럼, 나도 나와 아내의 삶 전체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