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채널, 그리고 씁쓸한 현실

2025. 9. 13. 22:46하루에 한단어/2025~

 



가짜 채널, 그리고 씁쓸한 현실

며칠 전, 미닉스 음식물 분쇄기 내솥에서 물이 새어 A/S를 맡겨야 했다.
나는 출근으로 바빴고, 집에 있던 아내가 대신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A/S를 요청했다.

그런데 그쪽에서, "구매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기존 구매 건을 취소하고 새 제품을 보내주겠다"며 계좌이체를 요구했다.
계좌번호가 오자, 별다른 의심 없이 46만 9천 원을 입금했다.

하지만 10분 뒤, 다시 연락이 왔다.
"수수료 500원이 빠져 입금이 안 되었다"며
다시 46만 9천 5백 원을 보내 달라는 것이었다.

업무 중이라 정신이 없는 탓에, 서둘러 두번을 송금을 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사기다.’

급히 아내에게 전화해 확인했더니,
역시나 그것은 진짜 채널이 아닌, 사기꾼들이었다.

아내는 바로 경찰서에 신고하러 갔지만, 돌아온 건 차가운 응대뿐이었다.
“돈은 못 찾아드립니다.”
2시간 가까이 걸려 겨우 신고 접수만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은행에도 전화해 계좌 이체 취소나 통장 정지를 요청했지만, 그것조차 불가능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마치 모든 절차가 피해자가 아니라, 사기꾼을 보호하는 듯 느껴졌다.

며칠이 지나서야 경찰서에서 사건이 큰 사건이라며 전담팀이 꾸려졌다고 연락이 왔다.
범인을 잡는 데는 두 달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고 한다.

경찰의 무심한 응대은 그렇다 쳐도,
은행의 태도는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다.
돈은 피해자 손에서 빠져나갔는데,
돌아오는 건 끝없는 책임회피와 무력감뿐이다.

결국 남은 건 ‘참고 넘기는 수밖에 없다’는 현실.
사기를 당한 것도 억울한데,
그 후의 과정마저 피해자에게만 고스란히 짐이 된다.

 

 

 

 

- 그래서 전화로 미닉스 본사에 전화해서 접수했습니다. 모두 카톡으로 하지말고 본사로 연락하세요.